사 랑 - 김 지 하
아직도 나는 모른다 조금은 알지만
정말은 다 모른다
몸의 상처가, 더욱이 지하실에서의 그 몸의 상처가
어떻게 마음을 뿌리에서조차 뿌리에서조차
아프게 하는지 슬프게 하는지
조금 아는 그것만으로도 그러나 나는 안다
그 아픔이 외로움이라는 것.
누구도 가까이 다가가
덜어주지도 보태주지도 못하는
진정 외로움이라는 것.
그러매 이렇게 생각한다
바람이 강 이편에서
강 저편으로 소슬이 이어가듯
우리 모두 몸 한 귀퉁이
어디라도 조금은
괴로워해야 한다는 것
공연히라도 가끔은
아파할 줄을
슬퍼할 줄을
알아야만 한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꼭 알아야만 한다는 것.
김지하 시집(유목과 은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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