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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강물처럼/♬ 함께 부르는 노래

윤명운 - 어떤 하루


 

 

윤명운 - 어떤 하루

 

엄 인호, 김 목경, 이 정선 등 국내에서 손꼽히는 뮤지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정통 블루스 맨 윤 명운.

 

솔로 뮤지션보다는 한 영애의 두 번째 정규 앨범에 실렸던

'누구 없소?'와 '달'의 작곡가로 더 많이 알려진 그는

국내에서는 드물게 정통 블루스를 추구하는 가수로

김 목경과 더불어 블루스 전파를 위해 애쓰는 음악인입니다.

 

그가 처음 대중 앞에 선을 보인 때는

1988년, 당시 발표되었던 신촌 블루스의 첫 앨범 중

‘오늘 같은 밤’에 소울 풀하면서도 깔끔한

슬라이드 기타 연주를 들려주면서부터입니다.

 

그는 그의 두 번째 앨범에서 명확한 자신의 음악적 방향을 설정했는데

국내의 대표적 세션 맨들이 참여한 이 음반에서는

특유의 블루스적 감성으로 소화해낸 한대수의 ‘바람과 나’,

역시 트로트의 고전을 맛깔스럽게 다시 만들어낸 ‘나그네 설움’ 등이

매니아 사이에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지요.

 

그러나 국적 불명이라는 어이없는 통보와 함께

음반은 방송 금지의 낙인이 찍혔고

어렵고 힘들게 만든 이 앨범은 사장되어 버립니다.

 

자신의 슬라이드 기타와 함 춘호의 어쿠스틱 기타의 조화가 돋보이는

이 노래 '어떤 하루'는 1995년 4집 앨범 '명운이의 Blues' 에 들어있습니다.

 

 

어떤 하루

 

하루 종일 기대앉아 길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만

쳐다보며 식어가는 술도 한 잔 마셨지.

요즘 세상 좋다는데 나는 이다지도 할 일 없고

왜 이리도 어지러워 담배조차 피울 수가 없네.

달려가고 싶네. 누구라도 만나야지.

달려가고 싶네. 같이 얘기 좀 하게.

 

어느 다방인가 괜히 들어가서 약속이나 있는 듯이

이리저리 바라보며 사람들만 쳐다봤지.

예쁜 여자 많다는데 나는 연애라도 한 번 않고

무슨 생각 그리 많아 이 좋은 날 술에 취해 가네.

달려가고 싶네. 누구라도 만나야지.

달려가고 싶네. 같이 얘기 좀 하게.

 

친구라도 만나볼까 수첩 꺼내 뒤적이다

십 원짜리 두 개 바라보며 전화 앞에 앉아 있었지.

만나서야 좋지마는 그런 얘기들만 자꾸 하고

아무래도 견딜 수가 없을 것 같아 그냥 돌아 섰네.

달려가고 싶네. 누구라도 만나야지.

달려가고 싶네. 같이 얘기 좀 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