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속에서 나는 울었네 /이민숙★
아파서 우는 그림자를
바람이 살며시 등 두드리고
살포시 지나는 모습을
햇빛 쏟아지는 거리에서 나는 보았네
눈부시게 타오르는
태양 아래 나는 울었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아픔을
바람 속에 엉엉 소리 내어 울면서
찬바람 부는 방향으로 눈물 말리던
초라한 모습을 바람이 위로하고 지나쳤네
하늘 끝에 떨어지는
별을 모아 울겠다고 약속했는데
네가 없기에 그냥 바람 속에
그렇게 그렇게 눈물 말렸네
아주 밝게 빛나는 별이 그리워
몇 시간을 서성이며
어둠이 세상을 적실 때까지
슬픔도 아픔도 얼리며 그렇게 울었네
그립다 써 버린 낙서가 무늬처럼
찍혀 버린 눈물로
그대 이름을 대신해 채울 만큼
그대가 보고 싶어 바람 속에 나는 울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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