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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시

겨울 바다






                
  겨울 바다


                                           김 남 조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미지(未知)의 새


                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


                매운 해풍에


                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 버리고


                                


                허무의


                불


                물이항 위에 불 붙어 있었네.


                                


                나를 가르치는 건


                언제나


                시간 ……


                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


       


                남은 날은


                적지만


                                


                기도를 끝낸 다음


                더욱 뜨거운 기도의 문이 열리는


                그런 영혼을 갖게 하소서


                


                남은 날은


                적지만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인고(忍苦)의 물이


                수심(水深) 속에 기둥을 이루고 있었네.


 



  시구풀이


겨울바다 : 소멸, 허무의 공간


미지의 새 : 삶의 이상과 소망



보고 싶던 ~ 없었네 : 소망과 기대의 상실(허무, 절망)


그대 : 사랑하던 사람


매운 해풍 : 현실적 시련



그 진실마저 ~ 버리고 : 사랑의 상실로 인한 절망



허무의 불 : 소멸, 상실의 이미지



물 : 생성의 이미지



나를 ~ 시간 :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성숙해짐



끄덕이며 끄덕이며 : 삶에 대한 긍정



겨울바다 : 깨달음과 생성의 공간(화자의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짐)



남은 날은 적지만 : 삶이 유한함을 자각함



기도 : 절망을 극복하려는 노력



기도의 문 : 절망이 희망으로 전환되는 공간



인고의 물 : 허무, 절망, 죽음의 극복 상징



수심 속에 ~ 있었네 : 화자의 극복 의지를 시각적으로 형상화


 



  핵심정리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성격
: 주지적, 상징적, 사색적, 낭만적



표현
: . '불'과 '물'의 대립적 이미지를 통해 주제를 형상화. 2.
독백적이며 기도하는 듯한 어조를 통해 화자의 정서를 표현.



구성



   소망과 희망의 상실(1연)



   진실과 사랑의 동경(2연)



   허무의 현실(3연)



   깨달음과 생의 긍정(4연)



   인간의 유한성에 대한 경건하고 진솔한 자세(5연)



   정화된 영혼의 소망(6연)



   인간의 유한성(7연)



   내면 의지의 확인(8연)



주제 : 삶의 허무를 극복하려는 의지


 



  해제



겨울 바다가 주는 절망감과 허무 의식을 극복하고 신념화된 삶의
의지를 그린 작품이다. 소멸 이미지로서의 '불'과 생성 이미지로서의
'물'의 대립을 통해 사랑과 삶의 생성과 소멸, 갈등을 보여
주고 있는데, '겨울 바다'는 삶의 끝이요, 죽음을 표상하는
동시에 인생의 시발점이 되는 곳이다.


 



 감상포인트



내용 : 암울하고 고독한 삶을 극복하고
새로운 인간의 정신으로 사는 의지, 인간의 고뇌와 욕망을 겨울
바다에서 여과시키는 처절한 정화가 깃든 시



태도 :
왜 시적 화자는 겨울 바다에 갔을까. 미지의
새만이 바다 위를 날고 있다는 서술의 의미는 인간의 유약성과
한계성을 지적한 허무의 불 속에 인간이 놓여 있음과 관련된다.
이를 극복하는 것은 시간이다. 시간의 흐름이 시적 자아의 허무
의지를 초극하게 한다. 기도를 통해 치유된 허무와 이를 넘어선
삶에 대한 긍정이 시간의 흐름과 겨울 바다의 물기둥의 이미지와
병치되면서 깊이있는 상징성을 획득하고 있다.



'물'과 '불' :
시의 이원 대립적 구조의 골격을 이루고
있는 원형 상징어 - '물'과 '불'로 그 의미는 소멸과 생성,
감성과 이성, 죽음과 소생, 열정과 냉정, 육신과 영혼, 상승과
하강 등의 대립적 의미를 지닌다.



인식의 변화: 허무의 불(소멸) -
겨울 바다(깨달음의 공간) - 인고의 물(생성)



대립적 심상: 허무의 불, 인고의



'바다'의 이미지의 변모 : 부정과
허무의 공간 → 깨달음과 수긍의 공간 → 의지와 생성의 공간



바다: 생의 근원적 향수를 환기하는
장소, 자아가 반성과 앞날을 다짐하는 공간



시적 화자의 심리적 추이 : 진실의
부재 인식--허무와 절망--인고의 시간이 주는 삶의 의미 인식--허무와
좌절 극복--사랑과 소망의 삶의 의지



'겨울 바다'의 의미 : 삶의 끝, 죽음의
표상, 인생의 시발점(만남과 이별, 상실과 획득, 죽음과 탄생,
절망과 희망의 분기점)



변증법적 극복의 태도를 보임


 


 
 김남조


1927년
경상북도 대구 출생. 기독교적 인간애와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사랑과 인생을 섬세한 언어로 형상화해 '사랑의 시인'으로 불리는
계관시인이다. 일본 후쿠오카[福岡] 규슈여고[九州女高]를 졸업.
1947년 서울대학교 문예과를 수료하고, 1951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과를 졸업. 1955년 숙명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취임. 2002년 현재 한국시인협회 회장(1984~).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각으로 인간의 영혼을 고양하는 사랑의 원초적인
힘을 종교적 시각에서 승화시켜 노래한 작가는 1950년대 등단
이후 현재까지 의욕적인 작품활동으로 30여 권이 넘는 시집을
발간했다. 삶의 근원이자 원동력인 '사랑'에 관한 지속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천착을 통해 생의 존재론적 탐구에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노천명(盧天命), 모윤숙(毛允淑) 등의 뒤를 이어 1960년대 여류시인의
계보를 마련함과 동시에 독자적인 경지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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