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을 주는 사람이 있다 4 / 受天 김용오 우연찮은 만남에서 많은 얘기도 나눈 건 아니었건만 헤어지고 나니 가슴엔 숲 하나 자리하고 있었다 대화라곤 짧은 인사 몇 마디였지만 어눌한 말에 서툰 몸짓의 인사를 물안개와 같은 가슴으로 껴안아 주어서일까 긴 여정을 자박자박 걸어가는 저 강물의 뒤를 없는 듯 따르며 노래를 불러주는 노을과 같은 사람 저 하늘이 별을 틔워 할머니와 둘이 사는 외딴 움막집을 비추어 열한 살 소녀인 정아의 연잎인 꿈을 송골송골 키워주는 저 작은 초막별과 같은 사람 다시 만나면 비밀을 털어 놓고 가슴에 묻혀 눈물을 흘려도 좋을 것 같은 사람 저녁이면 별이듯 눈에 들어와 또 다른 별 하나를 눈가에 틔우게 하는 그런 사람 길을 걸을 때면 옆을 지나는 사람이 그 사람이 아닐까 하는 아니 꼭 한번만이라도 다시 만나 그 사람 눈에 노을이듯 흐르고픈 그리움을 주는 그런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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