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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송 시

저물어 그리워지는 것들 / 이기철 (낭송:김춘경)




      저물어 그리워지는 것들 / 이기철 (낭송:김춘경)

      나는 이 세상을 스무 번 사랑하고
      스무 번 미워했다
      누군들 헌 옷이 된 생을
      다림질하고 싶지 않은 사람 있으랴
      유독 나한테만 칭얼대는 생
      돌멩이는 더 작아지고 싶어서 몸을 구르고
      새들은 나뭇잎의 건반을 두드리며
      귀소한다

      오늘도 나는 내가 데리고 가야 할 하루를 세수시키고
      햇볕에 잘 말린 옷을 갈아입힌다
      어둠이 나무 그림자를 끌고 산 뒤로 사라질 때
      저녁 밥 짓는 사람의 맨발이 아름답다
      개울물이 필통 여는 소리를 내면
      갑자기 부엌들이 소란해진다
      나는 저녁만큼 어두워져서는 안된다
      남은 날 나는 또 한 번 세상을 미워할는지
      아니면 어제보다 더 사랑할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