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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시

비 그리고 그리움


비 그리고 그리움

 
        시 최수월




        저 언덕 너머 강기슭에서 부는
        회색 바람 타고 온 비가
        슬픈 음악처럼 구슬프게 내린다.

        온 몸을 갉아먹는 그리움 하나
        차가운 빗물 되어
        방울방울 밀려와 가슴 벽에 부딪힌다.

        그리움 갈증 나지 않도록
        심장까지 시원스럽게 퍼붓는 빗줄기였으면
        가슴에 알알이 박힌 그리움
        움푹 패 달아날 만큼 세차게 퍼붓는 빗줄기였으면

        한 그리움에게
        마음 통째로 도둑맞았던 그날 이후
        곁에 있어도 그립고 멀리 있어 더 그리운데
        비에 젖는 빈자리 쓸쓸함만 맴돈다.

        갈증 나는 그리움 해소될 만큼
        빗줄기가 굵어져도 좋으련만
        여전히 비는 그리움을 안고 내릴 뿐...




흐르는곡은...마스네 / ♬타이스의 명상곡 (Meditation de Th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