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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송 시

두번이란 없다 / 쉼보르스카


두번이란 없다 / 쉼보르스카

  

두 번 일어나는 것은 하나도 없고
일어나지도 않는다.그런 까닭으로
우리는 연습 없이 태어나서
실습 없이 죽는다.

 

인생이란 학교에서는
꼴찌라 하더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같은 공부는 할 수없다.

 

어떤 하루도 되풀이 되지않고
서로 닮은 두 밤(夜)도 없다.
같은 두 번의 입맞춤도 없고
하나같은 두 눈맞춤도 없다

 

어제 누군가 내곁에서
네 이름을 불렀을 때,
내겐 열린 창으로
던져진 장미처럼 느껴졌지만

 

오늘, 우리가 함께 있을 때
난 얼굴을 벽 쪽으로 돌렸네.
장미? 장미는 어떻게 보이지?
꽃인가? 혹 돌은 아닐까?

 

악의에 찬 시간, 너는 왜
쓸데없는 불안에 휩싸이니?
그래서 넌 - 흘러가야만해
흘러간 것은 - 아름다우니까

 

미소하며, 포옹하며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방울의
영롱한 물처럼 서로 다르더라도.

 


***

연습없이 태어나서 실습없이 죽는

생의 유한함과 일회성을

'두번이란 없다'고
명료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시인,

인생이라면 끄덕일 수 밖에 없다
어제 장미로 보던 것이 오늘 돌로 변할 수 있는 생의 불안

모든 것은 변하며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흐르는 것이 오히려 아름답다.
그런까닭에 우리는 서로 다르더라도 미소하며 포옹하며

일치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것이 인생에게 가장 진솔한 아름다움이 아닐까

 

 

 

**


쉼보르스카(SIYMBORSKA)
1923년 폴란드 출생
1996년 노벨 문학상, 괴테상 수상
시집; 우리가 살고 있는 이유 등 다수

 

                  낭송 / 이수경